<상수와 미선>

줄곧 손을 잡고 있다가 놓아야 할 때

차가 지나가거나 돌이 굴러가거나 발이 삐끗하거나 세상이 멸망하거나 그럴 때

미선은 상수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며 이게 최대치의 다정이라 한다

_뭉친 심학

<아름다운 비밀>

아름다운 사람이 있었다

눈매가 굽고 상처가 나 안경을 내려 썼다 입술을 삐죽여 웃을 때마다 비뚤어졌다 뭉툭한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글씨를 썼다 불룩해서 접히던 뱃살은 따뜻했다

검은 밤 소리 없는 골목의 차 안에서 울었다 울음은 밤을 지나 새벽에 닿아 있었다 굳게 잠겨 있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울음은 밤의 시간을 건널 수 있도록 길을 내주었다

입에서 나와 귀로 들어가지 못했다 눈에서 나와 입을 막았다 다시 입은 닫혔다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다

아침 해는 너무 차가웠다 눈이 시렸다

_뭉친 행복한홍샘

하늘이 덥다 물속에 잠겨 더운 하늘을 올려다 본다

나를 보호하고 싶은 나의 마음

_뭉친 니나

<aside> 🐝 뭉클’s comment 이달책 5호는 특별히 시를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. :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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